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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전상비약의 교훈

안전하지 않은 상비약이 편의점으로 나갔다.구매 편의라는 구실로 안전성은 무시한 채.

이들 약이 안전하다면 모든 일반의약품은 약사없이 판매해도 되며 따라서 모든

일반의약품은 약국 밖 어느 곳에서건 누구라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편의점 주인들이 몇 시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 교육을 받고 그나마 실제 판매자인

아르바이트생들은 전혀 교육도 없이 일반상품 판매하듯 아무 생각없이 매출 올리기에만 신경을 쓸텐데

이들이 취급하는 의약품을 환자들이 제대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기대 난망이다.

사용기한,불량제품 회수 등 제대로 된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게다가 지금 약국 등 보건업소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행정력으로 이들을 과연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반약이 약국 밖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상비약의 종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타이레놀같이 동일 성분의

타사 제품은 곧 법망을 통과해 약국외에서 판매될 것이다.

편의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면 약사도,약국이라는 지정된 장소도 필요가 없을 것이며 운전면허를

비롯한 모든 면허는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정권 차원에서 밀어 붙이는 힘은 대단했다.핵심은 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한 엉터리 절차와 여론조사

그리고 이 조사를 매스콤을 이용한 대대적인 여론몰이 방식이었다.

국민은 조작된 여론의 포로가  될 수 밖에 없다.

대약은 무력했다.여론조작에도 애써 눈을 감았다.아니 오히려 그에 동조했다.

민초약사들이 지부,분회에서 성금을 모으고 여기저기서 의병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국회에서 저지가 가시권에 들어온 순간 웬 일인지 대약 핵심부는

밀실협의를 통해 <전향적 협의>라는 이상한 말을 내놓더니 민심과는 상관없이

항복을 해 버렸다.많은 회원들이 이러한 사태 반전에 경악했지만 이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그래서 대표는 매우 중요하다.

결국 일반의약품이 사상 최초로 합법적으로 약국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면서 잠자던 회원들을 깨워 놓았다.

회장은 우리 모두가 밤에 편안히 잠잘 수 있도록 경비원을 두고 외부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뽑아놓은 우리의 대표자이다.경비원의 정보를 근거로 도둑이나

강도를 물리칠 것인가 잡을 것인가를 결정해 회원들을 깨우고 힘을 합해 대처해야 한다.

여기서 회장의 사태 판단 능력과 회원 결집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회장의 의지와 역할의

중요성은 굳이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회장이 나약하여,아니면 도둑에게 뇌물이라도 먹고

우리 물건을 가벼이 여기고 우리 몰래 내주는 일이라도 생기면 이를 회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도둑에게 내 준 물건을 어찌 다시 찾아온단 말인가.

회원들은 밤에 잠을 자고 있되 도둑이나 강도가 들었다는 경보음이 울리면 바로 깨어나

그들을 물리치는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회장이나 임원 몇 명이서 이를 막아낼 수는 없다.평소에는 약국 일만으로도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비상등이 켜졌을 때는 즉각 투쟁 대열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고 회원들의 커다란 희생을 무릎쓰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상대는 우리보다 힘이 막강한 정부나 정당,국회의원 그리고 시민단체,의사회이기 때문이다.

한일합방 이전부터 우리의 애국지사들은 엄청난 희생을 무릎쓰고 쓰러져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합방 이후에도 나라를 되찾아 오기 위해 끊임없는 무력투쟁을

전개했다.그러나 일제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결국 우리의 힘이 아닌 외세에

의해 우리는 일본의 굴레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그 애국지사들을 칭송하고 있다.

약국 일에만 몰두하던 회원들이 투쟁 대열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누가 해 주겠지 하고 방심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귀한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누가 우리의 대표가 되느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상비약 말고도 우리는 그 동안 15개 약대 증설이라는,약사 수급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조치에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일관했다.머지않아 약사배출

3천명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약국 직원은 지명 구매의 경우에도 상비약 판매가 불법인데 반해 교육도 안 받은 아르바이트생은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등 제도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안전상비약이 더 이상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파헤쳐 이를 무력화시키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제2,제3의 <안전상비약>의 등장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한번 얕보인 집단은

외세의 집중적인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영역을 침탈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분명 처방 등 우리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