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CBS 음악 FM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내가 사랑한 노래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집이 있다.
살다 보면 기쁜 날도 있고 슬픈 날도 있고.
높은 산봉우리도 있고 계곡도 있는가 하면 지루할 정도로 굴곡이 없는
평원도 있다.
나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는 슬픔을 대학 때 맛보았지만 비교적
실패를 모르고 성공 가도를 달려 왔다.학교도,시험도,직장에서도,
사업도.
그러다가 직장을 따라 인천에서 서울로 가서 멀지도 않은 고향 생각을
하며 homesick에 걸리기도 했다.
5년 전엔 사업 실패로 나락에 떨어질만큼 깊은 계곡으로 빠져 들었고
이 때 사춘기에 버금가는 슬프고 우울한 시기를 지냈다.
화장실을 다녀오며 참고 참아 남몰래 짧은 눈물을 짓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뛰는 동안은 모든 기억과 생각이 사라진다.
집에서 TV를 볼 때는 관심많은 시사 프로 대신 개그 프로를 즐겨
보며 웃기를 시작했다.
자식 둘을 결혼시키면서 새로운 식구를 데려오는 기쁨도 맛보았다.
지금은 우스운 얘기를 들으면 잘 웃는다.
슬프거나 우울한데서는 거의 벗어났지만 지금도 외롭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
각자 슬픈 이야기들이야 다양하게 많이 있겠지만 사람에게 가장
슬픈 순간은 배우자를 잃었을 때라고 한다.
젊은 사람에게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이고.
스케치 애청자 중에도 이런 일을 경험한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봄비가 부슬부슬 하루 종일 내리는 이런 날이면 대부분의 이들은
자신만의 슬픔에 빠지곤 한다.
나는 폐업한 상점 앞을 지나노라면 괜한 슬픔에 빠진다.
(오늘같이 쳐진 분위기가 절정인 날) 자신만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끼리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며 눈물을 흘려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직도 눈물을 짜내는 이런 애틋한 popsong만 좋아한다.
이럴 때 듣고 싶은 노래
1.Melanie Safka의 <The saddest thing>
2.Tom Jones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3.Bobby Vinton의 <Mr.lonely>
4.<Love is blue> Paul Mauriat 연주곡
2013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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